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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렛골

 

수렛골 답사는 아주 편하게 할 수 있다. 길가에 있으면서도 눈에 확 띈다. 표석의 형태가 벽돌식이고 표석내용이 빨간색 판위에 새겨져 있어서다. 더구나 길에서 정면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아주 쉽게 눈에 띈다. 
수렛골 표석은 순화빌딩 주차장 쪽에 있는데 그 옆 평안교회 담장에 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사진을 찍다보면 순화빌딩은 안보이고 평안교회만 보이니 답사객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렇게 부르는게 낫다.

수렛골은 車洞(한자음을 차동이라 읽지 않고 거동이라 읽는다-서울중구문화원)이라고도 불렸다. 이곳에 숙박시설이 많아 관청의 수레들이 많이 모여든 것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후에  1761년 8월 영조가 직접 이곳에 찾아와 쓴 ‘인현왕후탄강구기(仁顯王后誕降舊基)’라는 글자를 새겨 인현왕후 추모비를 세웠는데 지금은 행방을 알 수 없다. 이곳에는 배재학당이 있었고 그 아래 동화약품 자리에는 일제강점기 때 상해임시정부의 국내 비밀 연락기관인 서울연통부가 있었다.

 



 

수렛골숙박시설이 몰려 있던 수렛골(車洞)

 

현재 이화여고 서남쪽의 순화동 1번지 8호 부근은 서대문역(西大門驛)이 있었다. 이 역은 경인선·경부선의 사실상 서울역 노릇을 하였다. 일제 때인 1925년에 서대문역이 현재 위치인 봉래동으로 옮겨진 후 이 일대는 연립주택식인 철도관사가 지어졌다. 
서대문역이 있던 동쪽, 즉 중앙일보사옥 앞의 순화빌딩이 세워져 있는 일대는 조선시대에 수렛골이었다. 1902년에 그려진 서울지도에 보면 서소문 밖의 이 지역을 수렛골(車洞)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수렛골은 한자식으로 거동(車洞), 또는 추모동(追慕洞)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수렛골이라고 부르게 된것은 이곳에 숙박시설이 몰려 있었으므로 수레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한경지략(漢京識略)'에 보면 수렛골에는 방이 좁고 많지 않아 젊은이들은 대청마루나 수레에서 잠을 잤기 때문에 이와 같이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렛골은 조선 중기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 민씨가 태어난 곳이다. 지금 순화빌딩 뒤쪽에는 동화약품 건물이 있고, 그 북쪽(순화동 4번지 3호)에는 순화빌딩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이 민씨가 태어난 곳이다. 
인현왕후가 태어난 집은 1984년까지 있었으나 재개발이 되면서 헐리었다. '한경지략'에는 수렛골에는 인현왕후 민씨가 태어난 집터가 있고, 1761년에 영조(英祖)가 이곳에 행차하여 인현왕후가 태어난 곳(仁顯王后誕降舊基)이란 여덟 글자를 친히 썼으므로 이를 비석으로 세워 놓았다고 하였다. 이 비석은 언제 없어진지 알 수 없고 한때 정원에 작은 연못도 있었다고 한다. 
인현왕후는 숙종의 왕비 인경왕후 김씨가 일찍 세상을 떠났으므로 14세의 어린 나이에 왕비로 간택되어 가례를 올렸다. 그러나 5년 여가 되어도 후사를 이을 왕자를 낳지 못하자 인현왕후는 종사(宗社)를 위해 궁녀 중에서 장씨(張氏)를 뽑아 후궁(后宮)을 삼게 했다. 이 여인이 바로 장희빈(張禧嬪)이다. 
그러나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아들 균(均 : 경종)의 세자 책봉문제로 남인과 서인의 다투는 와중에서 장희빈의 모함으로 폐위되어 6년간 서인(庶人)으로 되었다. 이 때 현재 덕성여자고등학교 자리에 친정집이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기거하였다. 
숙종은 장희빈을 왕비로 삼았으나 그의 지나친 질투와 시기에 염증을 느껴 부덕(婦德)이 뛰어난 인현왕후를 다시 왕비로 모셔 오게 하고 중전 장씨는 희빈으로 낮추었다. 그로부터 7년 후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저주 속에 그만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선말의 고종비 민씨는 그 옛날의 일을 회상하여 인현왕후가 서인으로 고생하던 집을 감고당(感古堂)이라 명명하였다. 
<서울중구 향토사 관계자료집 제2집 중구사화에서 인용>

 

 

▼ 수렛골 표석

▼ 수렛골 표석

▼ 수렛골 표석... 뒤로 평안교회가 보인다.

▼ 수렛골 표석... 평안교회 본당

▼ 수렛골 표석... 순화빌딩 주차장 입구에 있다.

▼ 수렛골 표석... 우리 눈에는 평안교회 담에 붙어있다고 표현해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서울중구 정동 일대 표석 위치

▼ 수렛골 표석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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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방인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