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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고향 마을 뒤산에 산골이 있다고 해서 어린 시절에 아무 것도 모르고 네모난 푸른색 돌을 찾아 먹은 기억이 난다. 그게 산골인지 아닌지도 모른 체 친구들이 맞다고 하면 입에 넣고 삼킨 기억이 난다. 그런데 표석답사를 하면서 산골이라는 말을 들으니 어릴 때 기억이 오롯이 나면서 아주 다정하게 다가온다.

산골이라는 것이 뼈 골절 때 먹으면 뼈가 잘 붙는다고 하는데 지금도 민간요법으로 이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도 고개에는 산골판매소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아직도 산골을 채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 광산은 서울에서 유일한 광산이라고 한다. 내가 현장 표석을 답사할 때는 미쳐 몰라서 위쪽으로 가보지 못했는데 추후에 한번 다녀와야 할 것으로 생각든다. 


 

 

▣ 산골고개 이야기

 

이 고개에서는 예부터 속칭 산골(山骨)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였고, 숲이 우거지고 험준하여 소름이 끼칠만큼 무서운 곳이었다. 산골은 누르스름한 빚깔을 띠기 때문에 구리로 착각하여 자연동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한자로는 녹번(綠繁)이라 하였고 1700년대에는 녹번현으로 표기 되었다.

산골은 뼈에 금이 간 상처에 사용되는 접골제로서, 또 보혈강장제로서 효험이 있다 하였다. 지금도 이 일대에는 산골을 캐어다 약용으로 파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조선 건국 초 서울지역에 도성을 쌓을 때 노역에 동원된 인부들이 돌을 나르다 허리를 다치거나 뼈를 다치면 "산골고개에 가서 산골을 먹고 오라" 고 하였다 할 정도로 유명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산골고개에서 한성으로 들러가기 위해서는 홍제천을 건너야 했는데, 사람들 사이에는 이 개천에서 몸을 씻고 홍제원에서 옷을 갈아입고 도성에 들어가면 횡재를 한다는 말이 전해 내려왔다고 한다.

현 녹번동의 동명은 이 고개가 있으므로 해서 유래 되었다. 즉 조선시대에 이곳은 한성부 북부 연은방의 일부로서 녹번이 나므로 '녹번이'라 하였다. 그런데 1914년 4월 1일 일제의 부제(府制) 실시에 따라 미흘산계(未屹山契) 녹현동과 양철리계(梁鐵里契)의 번현동을 병합하여 녹번리라 하여 경기도 고양군 은평면에 편입 되었다.

광복 후 1949년 8월 13일 서울시로 편입되면서 서대문구 은평출장소 녹번리로 되었다가 다시 1950년 3월 15일 녹번리에서 녹번동으로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산골고개 주위에 있는 현 홍은1동 지역은 의주로변에 있었으므로 이 일대에서 제일 먼저 발달했다. 그 중 예전 홍은고가차도 밑으로 마을이 제일 먼저 형성되어 '본동'이라 하였으며, 풍림1차 아파트를 포함해서 '환희동', 풍림2차 아파트와 홍은 1동 새마을금고 사이를 '보은동', 벽산아파트 주변을 '실락동'이라 했다. 또 홍은파출소가 있는 일대를 '청량동'이라 했는데, 지금부터 40여년 전만해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한편 녹번현은 고종3년(1866) 병인양요 때 방어진지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 해 10월에 프랑스 함대가 두번째 침입하여 강화도를 점령하고 이어 문수산성을 점령하자 당시 양주목사 임한이 이 곳 녹번현에 진을치고 15일 동안 도성을 수비하였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음력 3월 3일, 9월 9일이면 산골을 먹으려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는데, 이 때 동네 아이들도 한 몫을 하여 산골고개에서 나오는 우물물을 퍼다 주거나 홍제천을 건너다 주고 돈을 받곤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전에는 북한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사람이나, 배추.무우.호박 등을 팔려고 영천시장 쪽으로 가는 사람 등 산골고개를 넘는 길손들이 요기를 하기 위해 찾던 주막거리가 고개 밑(미미예식장~홍은동 사거리)에 이어져 있었다. 주막에서는 팥죽과 인절미.술 등을 팔았는데, 길 건너편에는 '물물이집'이라 부르던 설렁탕집들이 있었다고 한다.

<홍제동 연접 산골고개 이야기(명성공인홍제현대A 작성)에서 인용>

 

▼ 산골고개 표석

 

▼ 산골고개 표석이 있는 고개는 서대문구와 은평구의 경계지점이다.

 

▼ 산골고개 표석 답사할 때는 생태연결로를 한창 공사 중 이었다.

 

▼ 산골고개 표석 위치

 

▼ 산골고개 표석... 현재는 말끔하게 생태연결로가 만들어져 있다.

 

▼ 산골고개 표석 위치

 

▼ 산골고개 표석은 버스 정류장 옆이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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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방인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