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요 근자에 방문하는 곳에 대해 사진을찍다보니 내가 가는 길이 어디인지 의문도 들고 또 가야할 길도 잘 안보이는데 눈 앞에 형상으로 잡히는 길이라는 개념은 복잡하게 다가온다.
얼마전 담쟁이넝쿨을 보노라니 흘러가는 넝쿨이 꼭 길을 헤매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 다른 사진들과 함께 묶어봤다.

길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뜻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 둘째는 방도를 나타내는 길, 셋째는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다.<다음백과>

길을 주제로 한 詩들이 찾다보니 많다. 내게는 어릴 때 읽었던 소월 시가 떠오른다. 십자로한복판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 모습이 연상되던 10대의 모습이 떠오른다.
또 찾다보니 윤석구님의 늙어가는 길이 보인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두렵기도 한 길을 의연하게 가야하는 지금의 모습같아서 공감이간다.

길이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사진에서 보이는 길의 다른 쪽 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피안의 세계라고 하는 다른 쪽에는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까?

 

길 / 김소월 詩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定州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이 하나 없소

늙어가는 길 / 윤석구 詩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쉽습니다.

 

▼ 담쟁이 넝쿨이 마치 어지러운 길 같다. 

▼ 깊고 험한 길...

▼ 해탈문(진관사)...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어가는 문...

▼ 백초월길(진관사)

▼ 일주문(흥국사)... 세속의 번뇌를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

▼ 흥국사 불이문 오르는 길...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 저 너머 부처님 계신 곳과 이곳이 같다?

▼ 일주문(직지사)... 세속의 번뇌를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

▼ 직지사 화엄일승법계도... 의상대사(義湘大師)가 화엄의 요지를 밝힌 글로 이 법계도의 모양이 시작과 끝이 없고 '回'자의 도형으로 표시된 것은 진리의 수레바퀴는 항상 돌고 있음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 화엄일승법계도를 이용한 감로수대...

▼ 관악산 정상부근의 관악문... 저 너머로 지나가는 길은 낭떨어지일까? 탄탄대로일까?

▼ 관악산에서 한강으로 뻗어내리는 용맥... 용이 꿈틀대며 지나는 모습이 완연하다. 산의 정기가 이 맥을 타고 흐르는 것이니... 이 또한 길이리라...

 

정보가 유익했나요?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댓글, 광고 등에 터치 한번 부탁해요...

728x90
반응형

'사는게 즐거워 > 사는 이야기(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과 지장보살  (0) 2022.08.25
보타사 마애불  (0) 2022.08.23
사찰 소반의 연꽃  (0) 2022.08.21
막바지 여름 물놀이터  (0) 2022.08.21
청계사 와불  (0) 2022.08.21
Posted by 이방인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