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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은 서울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의 한 곳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서울에 와서 제일 처음 찾은 곳이 남산 팔각정이었고 그 다음이 창경원(창경궁)이었다. 그때는 케이블카 비용이 아까워 걸어서 올라갔었는데 남산광장부터 팔각정 올라가는 내내 야바위꾼들과 뽑기(판을 돌리고 거기에 화살촉으로 찍어서 상품을 타는 게임)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던 기억이 난다.

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하필 남산을 올라가는 그날 명동 대연각 화재가 일어나 남산에서 헬기로 사람을 구조하는 광경을 그대로 봤는데 한 사람이 헬기에서 떨어지는 장면도 어릴 때 목격한 곳이기도 하다. 어릴 때 이런 걸 보면 충격이 심했을 텐 데 나는 지금도 기억이 나면서도 어떤 충격은 별로 느끼지 않은 걸 보면 특이한 체질인지 대범한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풍수문화답사를 진행하면서 남산 팔각정을 자주 오르게 된다. 한양도성순례로 다니기도 하고 한양의 주작에서 사신사를 답사하는 차원에서도 종종 방문한다.

팔정정 자리는 원래 목멱신사(木覓神祠)가 있던 곳으로 국사당 터(國師堂址)가 된다. 일제 때 남산중턱에 신사를 지으면서 지금의 인왕산으로 쫒겨난 곳이다. 현재는 인왕산 선바위 아래에 국사당이 남아 있어서 서울에서 굿을 하는 몇 안되는 곳이다.(제가 알기로 그 전에 있던 굿하던 곳들이 모두 폐쇄 된 걸로 알고 있어서 거의 유일한 곳이다.)



▣ 목멱신사(木覓神祠)-국사당(國師堂)


목멱산은 현재의 남산을 일컫고, 목멱신사(木覓神祠)에 대한 이칭은 흔히 국사당(國師堂)이라고 하였다. 목멱신사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과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등에 두루 보인다.

목멱산신을 모시게 된 내력은 『태조실록』 4년 조를 보면 알 수 있다. 태조가 이조에 명하여 남산을 봉하여 목멱대왕으로 삼은 뒤 경대부와 사서는 제사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목멱신사는 목멱산 마루에 있어서 봄과 가을로 초제(醮祭)를 행하였다고 전한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경성 목멱산 잠두봉 국사당 음사(京城 木覓山 蠶頭峰 國師堂 淫祀)”라고 해서 비판한 바 있고, 목멱산신에게 제사를 베풀 때는 전사청(典祀廳)을 국사당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고려공민왕, 본조 승 무학(本朝 僧 無學), 고려 승 나옹(懶翁), 서역 승 지공(指空) 등의 영상 및 기타 제신상을 걸어놓았다.

또 맹자상(盲者像)과 소녀상이 있는데 소녀상은 두신(痘神)이라 하여 신전에 지분 등을 베풀어 지나치게 설혹(褻惑: 더럽고 정신없게)하였고 기도 또한 성대히 베풀어 나라에서도 금하지 못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목멱신사에서 배향되는 신격은 모두 무속에서 섬기는 신들이므로 무속신앙의 형태를 확인하게 된다.

목멱신사는 한마디로 나라에서 행하는 굿을 베풀던 사당이고, 산천제의 기능을 하던 곳이라 하겠다. 『선조실록』에 의하면 나라에 대사가 있으면 반드시 산천에 제를 지냈다고 하였으니 목멱신사도 그러한 제를 지냈던 곳이다.

목멱신사에 주로 빌었던 내용은 나라를 지키고 복을 비는 수호기복, 왕가나 왕손의 병을 구원하자는 구병 등이 대부분이다. 고대로부터 지속되어온 산악신앙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고, 그것이 조선시대에 이르러 신당의 형태로 드러난 것이 목멱신사이다.

이 신사는 1925년까지 본래 남산 팔각정이 있는 자리에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남산에 신궁(神宮)을 지으면서 목멱신사가 그들의 신궁보다 높이 있다고 하여 지금의 인왕산 국사당자리로 옮기도록 강요했다.

때문에 남산의 당을 헐고 사당의 일부를 인왕산 서쪽으로 옮겨 조립해서 그 형태나 구조가 원형과 비슷하게 남게 되었다. 목멱신사가 훼철되고 사당의 일부가 이전된 후 인왕산 국사당이란 명칭으로 1973년 중요민속자료 제28호로 지정되었고, 이곳의 무신도 28점은 이보다 앞서 1970년에 중요민속자료 17호로 지정된 바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인용>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남산팔각정 오르는 계단 우측에 있다.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서울타워에서 대각선쪽 팔각정 옆에 있다.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팔각정 오른쪽 끝에 있다.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팔각정에서 바라보면 남산봉수대쪽에 있다.


▼ 서울중구 남산, 장충단 방면 표석들


▼ 국사당 터(國師堂址) 표석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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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방인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