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답사는 서울의 심장부에서 역사와 문화를 직접 느끼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이야기가 깃든 운현궁을 시작으로, 천도교의 역사를 품은 천도교중앙대교당을 거쳐 3.1운동의 성지인 탑골공원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근현대사를 따라 걸으며 선조들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1. 흥선대원군의 삶이 깃든 공간, 운현궁
첫 번째 목적지인 운현궁에 도착했습니다. 운현궁은 조선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등극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자,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사저였습니다. 이곳은 흥선대원군의 사랑채였던 노안당(老安堂), 안채인 노락당(老樂堂), 그리고 별채인 이로당(二老堂) 등 세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노락당은 흥선대원군과 그의 부인 부대부인 민씨의 회갑잔치를 비롯해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가 열렸던 유서 깊은 곳입니다. 이로당 앞에 있는 '운하연지(雲下硯池)'라고 새겨진 석조물을 보며, 글자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껴봤습니다.
▼ 이로당 전경
▼ 이로당 앞에 있는 '운하연지(雲下硯池)'라고 새겨진 석조물
▼ 운현궁에서 잠시 휴식 중
▼ 운현궁에서 단체사진
2. 민족정신을 품은 건축물, 천도교중앙대교당
운현궁을 나와 천도교중앙대교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웅장한 건물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가 배포되었던 중요한 장소입니다. 우리는 이 역사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선조들의 뜨거운 독립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웅장한 강당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곳에서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염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 천도교중앙대교당 전경 및 답사객들
3. 대한민국의 심장, 탑골공원에서 역사를 마무리하다
답사의 마지막 코스는 탑골공원이었습니다. 탑골공원은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무엇보다 3.1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팔각정에서는 1919년 3월 1일,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공원 안에는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 십층석탑과 보물 제3호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두 문화재를 보며, 이 땅의 역사가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졌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또한, 공원 주변에서는 박자혜 산파 터, 지석영 집터, 조광조 선생 살던 터 등 우리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답사를 마치고 탑골공원 팔각정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근현대 역사를 돌아보고, 민족의 독립운동사와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길 바래봅니다.
▼ 탑골공원에서 단체사진
▼ 탑골공원에서 그날의 함성을 체험하는 만세합창
▼ 탑골공원에서 단체사진
▼ 답사를 마치며...
마치며 이번 답사는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대교와 연결된 선유도는 예로부터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 하여 '선유도(仙遊島)'라고 불렸습니다. 선유도는 본래 아름다운 봉우리가 솟아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댐 건설로 봉우리들이 사라지고 1929년에는 여의도 비행장 건설을 위해 지반을 파내면서 그 모습이 크게 변형되었습니다.
1965년에 제2한강교(현 양화대교)가 놓이면서 육지와 연결되었으나 섬의 지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2층 지지대'라고도 불렸던 이곳은 한강을 지나는 길목에서 한동안 '선치도'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선유도공원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정수장이었습니다. 2000년 12월 폐쇄된 후 2002년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으며, 물을 주제로 한 한강 물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조성되었습니다. 면적은 114,400㎡로 축구장 약 15개 정도의 크기이지만, 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보다 훨씬 넓게 느껴집니다.
▼ 선유도 안내지도
▼ 선유교를 건너며, 멀리 성산대교가 보인다.
선유교와 선유교 전망대
선유도로 이어지는 선유교를 건너면 한강공원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선유교를 건너며 멀리 성산대교가 보입니다. 회원님들이 선유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특히 91세 어르신 두 분께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함께 걷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그리고 답사에 참여한 회원분들의 단체 사진입니다. 선유교는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가 설계한 아름다운 다리로, 이곳에 서면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시원한 한강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유도공원의 개장 시간은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이며, 해질녘 선유교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특히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찾습니다. 밤이 되면 선유도 곳곳에 조명이 켜지면서 더욱 분위기 있는 데이트 장소가 됩니다.
▼ 선유교를 건너는 회원님들
▼ 노익장을 과시하시는 91세 어르신 두분
▼ 단체사진
선유도 전망대에서는 선유도공원과 선유교가 만나는 부분에 조성된 공간에서 여의도, 일산대교, 성산대교, 월드컵공원, 북한산 등 서울의 탁 트인 전망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강 건너 안산이 보입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여 잠시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벤치가 있어 휴식을 취하며 한강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 선유도공원 전망대, 강건너 안산이 보인다.
▼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네 개의 원형 공간
선유도공원에는 농축조와 조정조를 재활용한 음식과 놀이의 문화 공간인 환경놀이마당, 원형극장, 한강교실, 학습실로 구성된 네 개의 원형 공간이 있습니다. 환경교실의 모습입니다.
시간의 정원
정수장 시절 약품침전지였던 이곳은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 하나입니다. 물을 모티브로 다양한 식물과 꽃을 심어놓고, 근대문화유산인 정수장 시설물을 그대로 유지하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수생식물원
원래 제1여과지였던 공간 구조를 활용하여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습니다. 면적은 2,782㎡로 4개의 수반으로 나뉘어 있으며, 연꽃, 수련, 물범부채, 금불초, 낙지다리 등을 심어놓았습니다.
▼ 환경교실
▼ 화장실, 남,녀 입구 담쟁이가 확연히 다르다. 여자에 약한가 보다
▼ 비가 와서 많이 걷지는 않았다.
▼ 선유도공원은 옛 정수장 시설을 그대로 둔채 공원화를 하였다.
▼ 시간의 정원을 걷는다.
▼ 수생식물원에는 수련이 심어져 있는데 오늘은 별로 안 보인다.
녹색기둥 정원
정수장 시절에는 제2여과지였으며, 정수지 위에는 테니스장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테니스장을 철거하고 기둥에 덩굴식물을 심어 놓았습니다. 이곳은 연인들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장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 녹색기둥 정원
이야기관
펌프 시설을 활용하여 조성된 선유도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역사관입니다. 과거 선유도에 대한 자료와 정수장 시절의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정수장 펌프실을 재활용한 2층 사색의 공간, 1층 기획전시실, 지하층 영상상설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입구에는 거대한 피아노가 놓여 있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 선유도 이야기관
▼ 선유도는 원래 섬이 아니었다. 겸재 정선의 그림에 보면 이곳에 선유봉이라는 산이 있었는데 일제시대와 해방 후 제방과 여의도 비행장 건설에 이곳 산을 허물어 돌을 사용했다고 한다.
선유정
서울 선유도공원에 있는 선유정은 과거 선유봉에 있던 정자를 복원한 곳입니다. 옛 신선들이 이곳에 와서 풍류를 즐겼던 것처럼,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아름다운 한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습니다. 선유정에 올라서면 멀리 인왕산, 남산, 북한산, 도봉산 등 서울의 탁 트인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 선유정에서 바라본 유람선
수질정화원
선유도공원 수질정화원은 과거 정수장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하여 만든 친환경 정원입니다. 이곳은 인위적인 약품 처리 대신 수생식물의 자연적인 정화 능력을 활용하여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곳으로, 생태계의 순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자연 정화 원리: 한강물을 끌어와 여러 개의 계단식 수조를 따라 흐르게 하며, 수생식물들이 물속의 불순물과 오염 물질을 흡수하여 물을 정화합니다.
환경 재생의 상징: 과거 물을 정화하기 위해 독한 약품을 사용했던 정수장 시설을, 이제는 자연의 힘으로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선유도공원이 추구하는 환경 재생의 의미를 잘 보여줍니다.
생태 학습 공간: 방문객들은 수질정화원을 거닐며 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 생태계와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교육적 역할을 합니다.
물놀이터 연계: 수질정화원에서 정화된 물은 공원 내 환경물놀이터로 흘러가 어린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친수 공간을 조성합니다.
온실
온실은 2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열대 식물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부겐베리아(브라질 원종), 거미백합(카리브해), 워터자스민(인도) 등 열대 화목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난대, 열대성 수생식물 이외의 호랑가시나무, 다정큼나무 등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상록 관목들과 엽란, 백화등 같은 덩굴성 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질정화원의 수집정과 과정철에도 물이 들어있는 시설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10개월에 걸쳐 선유도공원 온실에서 히말라야 산지를 중심으로 한 수질정화 리모델링을 거쳐 2020년 10월 27일, 손으로 심는 작은 식물원을 재개장했습니다.
온실은 3월에 막기 시작해 5~6월 정도에 만개합니다. 그런데 겨울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선유도공원 온실에서 히말라야 고산 식물들이 자라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말레이시아와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열대 수련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온대수련과 다릅니다. 열대수련은 온대수련과 달리 추운 겨울 실외에 놓아두면 안 되기 때문에 흙을 옮겨와 겨울을 나야 합니다. 별 모양의 꽃에 향기가 짙은 열대수련은 수면 위로 꽃이 개화합니다. 반면 온대수련 꽃 모양은 컵 모양이고 향기가 옅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반대편 온실로 향하면 시민들의 시선을 뺏는 것이 있습니다. 열매가 바나나처럼 매달려 있는데 우리나라가 아는 노란 바나나는 아닙니다. '사바나 바나나'로 불리는 이것은 중국 남부, 베트남 지역이 원산지입니다. 높이가 2m 정도 자라고 꽃은 특이한 식용으로 쓰입니다.
우리가 아는 검정 포털 사이트에 이에 검정 돼지 잎 같은 식물도 있었습니다. 브리시아 데투미나(Vriesea bituminosa)는 브라질 남동부와 페루의 수풀레라가 원산지다. 큰 잎 사이로 물을 머금고 있어서 독특한 광경을 자아냅니다. 이곳은 평소 보기 힘든 식물들이 빛에 비쳐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실내 온도는 22~23℃로 유지하고 있어서 열대 식물들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습니다. 무엇보다 온실이 그리 넓지 않아서 방문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 선유도 공원에 있는 온실...
▼ 온실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있는데... 이런 것을 만들어 놓은 걸 보면 사진 촬영이 허락된 곳인가 보다.
잔디마당
선유도공원 잔디마당은 넓은 잔디밭과 벤치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도시락을 싸와 피크닉을 즐기거나, 아이와 함께 뛰어놀기에도 좋습니다. 또한, 한강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도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돗자리를 가져가 잔디밭에 펴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며, 공원 내에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원 내에는 다양한 테마 정원과 산책로가 있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합니다.
선유도 안내센터
선유도 안내센터는 선유도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공원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핵심 시설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안내를 넘어, 선유도공원의 역사와 환경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적인 공간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 및 제공 서비스
공원 정보 안내: 선유도공원의 개장 시간, 주요 시설물 위치(시간의 정원, 수생식물원, 온실 등), 이용 수칙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프로그램 및 이벤트 정보: 공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전시회, 강연, 계절별 이벤트 등의 일정을 안내하고 참여 방법을 설명합니다.
방문객 편의 제공: 필요시 간단한 의료 지원, 분실물 접수, 유모차 및 휠체어 대여 등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교육 및 전시 공간: 선유도공원의 조성 과정, 옛 정수장의 역사와 기능, 그리고 공원이 지향하는 '환경 재생'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선유도공원 안내센터에는 각종 전시물이 전시되어 있어 선유도공원 조성 과정과 옛 정수장 시설의 역사와 기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 선유도 공원 안내센터 앞에서 비를 피하면서 답사 마무리를 하였다.
답사를 선유교로부터 시작해서 양화대교로 나오다보니 안내센터가 맨 마지막 방문지가 되는 등 거꾸로 된 느낌이네요. 도보답사는 선유교로 진입할 수 밖에 없어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오락가락하는 비를 피하면서 다니다보니 오히려 시원하게 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도 큰 불편 없이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